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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육칼럼 ]디지털 베이비, 스마트폰 두 살부터 사용한다.
작성자김다혜 작성일2017/09/01 13:50 조회수: 382

▼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

 저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디지털 미디어 교육과 학교 교육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강의를 신청하신 분들께 미리 질문을 받아봤더니, '아이가 게임이나 휴대폰을 너무 좋아한다' '아날로그식 육아를 하고 있는데 굳이 디지털 육아를 해야 하나' '연령별로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무조건 금지해야 하나' '학습용으로 나오는 콘텐츠들을 잘 활용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 이런 고민이 많으시더라고요. 여러분의 관심사와 오늘 강의 주제인 '변화하는 미디어 시대의 현명한 디지털 육아법'이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지털 육아(Digital Parenting)'라는 개념이 최근 많은 집중을 받고 있는데요. 이 말이 낯설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디지털 미디어와 자녀 교육이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시거나 기기를 이용해 육아에 관한 조언을 구하거나 사용하고 계신다면, 혹은 부모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노출시키고 있다면, 이미 디지털 육아를 하고 계신다고 볼 수 있어요. 같은 반 부모들이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서 서로 교육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 것도 다 디지털 육아에 해당되지요.  

인터넷,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는 부모들에 의해 자녀들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과 노출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2005년 인터넷진흥원에서 만 3~5세 아이들이 부모에 따라 디지털 미디어에 어떻게 노출되어 있는지 조사, 발표했는데요. 이에 대해 언론에서는 '디지털 베이비'가 탄생했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문자를 체계적으로 습득하기 전에 영상을 먼저 보면서 자라게 된다는 점에 주목한 것입니다. 이런 변화가 현실 인식과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조사였죠. 이런 동향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디지털 환경에 대해서 부모가 이해할 필요가 있고 가정에서의 이용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 사회는 유아동의 디지털 기기 이용에 대해 대체로 제한과 통제 중심의 교육을 권하고 있어요. 그러나 부모는 혼란스럽습니다. 지능정보사회에서 언제까지 통제해야 하는지도 고민이고, 그렇다고 무작정 허용할 수도 없으니 말이에요. 저는 미디어 교육 연구자로서 부모들이 통제만 하지 말고 이용 방법을 직접 가르쳐주고 좋은 것은 권해주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녀가 디지털 사회에서 자율적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면서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더 나아가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전반적인 미디어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터러시(Literacy)'라는 개념에는 읽기, 쓰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문장력이나 독해력이 아니라 이해하고 평가하고 활용해서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우리나라 말로는 정확히 번역이 안 되는 독특한 개념이죠. 디지털 리터러시는 전통적인 읽기, 쓰기뿐 아니라 키보드 조작이나 휴대전화 사용과 같은 운동 기술, 그리고 웹사이트나 응용 프로그램을 탐색하는데 필요한 문제해결 기술과 같은 도구적 사용능력을 포함합니다. 부모가 의도치 않아도 디지털 미디어가 제공되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요즘 유아들은 스스로 일정 정도 디지털 리터러시의 유창성을 발달시키고 있는 거죠. 

디지털 정보에 대한 비판적 이해, 생산, 활용 능력을 키워가는 데에는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많은 무의식적 체험이 뒷받침됩니다. 그 체험의 질이 높다면 더 좋겠죠.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교육을 부모가 혼자 책임져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육아서들이 유용한 조언을 하기도 하지만, 부모가 아이의 인생을 책임져야 된다, 엄마가 정신을 똑바로 못 차리면 애 인생이 망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매우 위험한 생각이죠. 왜 모든 교육을 부모가, 특히 엄마가 해야 합니까? 교육의 많은 부분은 학교에서 해야 하고, 어떤 건 국가가, 어떤 건 시민단체가 해야 하거든요. 그럼에도 디지털 육아를 말하는 것은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아이들의 경험이 가정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가장 기초적인 것만 해줄 수 있으면 돼요. 부모가 조금만 알고 있으면 좀 더 좋은 체험을 제공해 줄 수 있으니까요. 

▼ 미디어에 대한 부모의 인식과 대처 

 다정하고 따뜻한 디지털 육아, 그리고 보다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자녀 교육을 위해 디지털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의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관한 조언은 위험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요. 너무 자극적인 것에 자주 노출되면 어지간한 자극에는 뇌가 반응하지 않아 일상생활이 무감각해진다는 '팝콘 브레인' 이론이 대표적이에요. 미디어 때문에 아이들 뇌가 비정상적으로 변한다는 설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부모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죠.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 이용이 가져오는 기회와 혜택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의 증거들과 주변의 경험을 참고하며 막연한 불안감이나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있어요. 뇌과학자 다프네 바벨리어(daphne Bavelier) 교수는 '비디오 게임을 하는 당신의 두뇌'라는 TED 강연에서 정기적으로 액션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주의력과 관련된 두뇌의 부분이 덜 활성화되어서 특정한 대상을 찾는 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도 했어요. 온라인 게임과 학업능력 간의 상관성 연구도 있었는데, 온라인 게임을 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나쁠 것이라는 상식을 뒤집은 결과가 나왔어요. 이 점이 유의미하다고 봐요. 물론 온라인 게임과의 상관성을 연구한 것이지 학업능력을 향상시키는 원인이 온라인 게임이라고 주장한 것은 아니니, 해석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아들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 중에는 텔레비전을 본 아이들의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결과도 있어요. 1969년에 교육용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어 14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방영되는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는 디지털 미디어가 어린이들의 집중력을 향상시켜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내용을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죠. 어린이들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집중력을 재빨리 조절하며 자신의 이해력을 키워가기도 합니다.  

이 자리에서 일일이 언급할 수 없지만 제가 최근에 쓴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미디어가 아이들에게 유해하다는 걸 반박할 수 있는 수많은 연구들이 있어요. 디지털 미디어는 아이들에게 유해하기만 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니 부모가 먼저 두려움과 죄책감을 떨치셔야 균형감 있는 미디어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 연령별 디지털 미디어 교육 

 요즘 디지털 베이비들이 스마트폰을 최초로 사용하는 시기는 평균 2.27세라고 합니다. 주중에는 하루 평균 30분 정도, 주말에는 40분 정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하루 1시간 이상 사용하는 영유아도 10명 중 1명꼴이에요.  

부모들이 영유아 자녀에게 영상 매체를 틀어주거나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매체를 보는 동안 미처 다하지 못한 집안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죠. 손가락 까딱할 힘도 없을 때, 식당이나 마트에서 아이가 떼를 쓰거나 울고 보채서 다른 사람들 눈치가 보일 때 스마트폰은 특효약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쥐여 주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이것은 제대로 된 '활용'이 아닙니다. 미디어를 아이 달래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돼요. 습관적으로 들려주다 보면, 어느새 스마트폰 없이는 스스로 집중할 거리를 찾을 수 없거든요. 아이 스스로 자기의 불편한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다른 수단을 찾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하루하루 고된 육아에 치이는 부모들의 입장은 공감하지만 영유아들은 스스로의 결정이 아니라 부모에 의해 디지털 미디어에 노출되는 만큼, 부모가 원칙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미국 소아과의사협회에서는 18개월 무렵까지는 미디어 노출을 막는 것을 권장합니다. 손을 움직이며 구조화되지 않은 놀이를 통해 언어, 인지능력, 사회적 정서적 기술을 발달시키는 시기거든요. 눈앞에 있는 사람과의 실제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 표정, 몸짓을 배우고, 영상 미디어의 독특한 관습에 따른 의미, 상징적 이미지는 받아들이지만 서사가 있는 이야기는 이해할 수 없는 시기입니다. 만 2세 이하의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목소리, 얼굴 표정, 몸짓, 언어를 이해하고 집 안이나 자주 거니는 동네 길거리를 알아보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또한 이 시기 아기들이 언어를 듣고 이해하며 말하게 되려면 반드시 사람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 여러 가지 실험이 있었지만, 오디오나 스크린 기반의 전자 미디어는 이 시기 아이들의 언어 학습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죠. 

18개월 이상 만 2세 미만의 영아들에게는 질 높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을 부모와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 2세 이상은 질 높은 프로그램을 하루에 1시간 이내로 보여줄 것을 권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되도록 부모와 많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함께 보라는 거지요. 조심하셔야 할 것도 있어요. 지나치게 이른 시기에 사용하거나, 혼자 미디어를 조작하는 것, 밥을 먹으면서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 잠들기 1시간 전에 이용하는 것 등은 되도록 피해야 합니다.  

또 스마트 기기를 통해 영상물을 보여줄 때는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 PC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봐요. 화면이 커서 눈 건강에도 낫고 책상에 세워놓고 의자에 앉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유모차에 태우고 아이 손에 스마트폰을 들려주는 건 되도록 삼가셔야 합니다. 일단 목 건강, 허리 건강에 안 좋아요. 휴대폰은 아이들이 오래 들고 있기에 꽤 무거운 기계예요. 태블릿 PC를 사용할 때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주는 것도 지나친 시청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배터리가 부족해 기계가 꺼지는 현상을 경험하게 하며, 더 보고 싶어 하는 아이를 납득시킬 수 있어요.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죠.  

네 살 이후는 본격적으로 활용 교육을 할 수 있는데요. 네 살이 넘으면 자아가 발달하고 좋아하는 미디어가 생기면서 그로 인한 실랑이도 잦아지는 시기입니다. 만 5세 정도가 되면, 아기들이 보는 시시한 프로그램과 자신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구분하기 시작해요. 교육용 목적이 두드러진 프로그램보다는 오락용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고요. 이럴 때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시청 시간과 내용을 제한하며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좋아하는 미디어의 재미 요인에 대해 이해하고 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아이가 관심을 보일 때 부모 자신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촬영, 녹음, 메신저, SNS, 게임 등 다양한 기능에 대해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컴퓨터 키보드나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 글자를 쓰는 모습, 전송 버튼을 눌러 상대방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 스피커 버튼을 눌러 상대방과 통화하는 모습 등 일상을 보여주는 거죠. "지금, 멀리 있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 거야" "엄마가 궁금한 것이 있어 찾아보는 거야" 같은 말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상황을 설명하면 아이에게 이해시키고 미디어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미 많은 부모들은 은연중에 자신의 행동을 통해 미디어 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고 빨래를 개며 집안일에 대한 감각을 익혀가는 것처럼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아이에게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미디어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영유아기를 벗어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경우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에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일일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자연스럽게 이용하면서 그 기능을 익히는 거죠. 아이에게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놀이를 만들어보게 하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것, 관심사,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대해 대화의 소재와 협의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톱모션 같은 것으로 영상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죠.  

디지털 미디어의 장점은 이용자가 주도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고 공유하기 편리하다는 겁니다. 요즘엔 초등학교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체험학습 보고서를 쓰게 하는 교사들도 많아졌더라고요. 평소 글쓰기를 힘들어하던 학생들도 미디어를 이용하면 주도적으로 보고서를 쓴다고 해요. 자신이 겪은 일을 생생한 사진이나 이모티콘을 활용해서 기록하니까 신이 나서 숙제를 하더라는 거죠.  

물론, 미디어는 빠르고 편리한 만큼 폭력적이고, 선정적이고, 상업적이고 정확하지 않은 가짜 정보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사용을 제한하는 등 부정적 방법만 강조하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에요. 카카오가 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함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사이 좋은 디지털 세상' 교육을 진행했는데,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폭력에 대한 개념 이해, 대처법과 도움법 모두 높은 교육 효과가 나타났어요. 무조건 금지할 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미디어를 목적에 맞게 비판적으로 수용하며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한 거죠. 

▼미디어는 또 다른 소통의 도구다 

 미디어는 원래 소통의 도구입니다. 인간은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잖아요.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가 예전부터 사용해왔던 미디어들, 예를 들어 책, 편지, 신문, 만화, 사진, 영화, 전화, 라디오 등과 공존하다가 이들의 기능을 흡수했죠. 이 모두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태블릿 PC 같은 하나의 단말기로 전부 대신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초연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디지털 미디어가 작동하는 방식을 잘 이해해야 올바로 현실을 파악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사회에 참여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꼭 해야 한다, 안 된다는 둘 중 하나의 선택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디지털 미디어 세상은 지면과 공간을 넘어선 광범위한 개념의 소통 공간입니다.

다른 육아법이 그렇듯, 디지털 육아에도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연령별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고, 영아기를 벗어나면 좀 더 열린 마음과 모험정신이 필요합니다. 영유아기 이후에는 디지털 미디어를 아이의 놀이 친구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정서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부모, 다정한 부모가 되어 자녀와 함께 좋은 미디어를 고르고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부모의 관심사와 허용에 따라 아이는 부모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결정하고, 자신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부모 앞에서 할지 말지 결정합니다. 자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주고 대화하며 한 발짝 물러나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육아는 원칙 있는 따뜻한 육아가 되어야 합니다. 디지털 미디어를 일상생활과 공부의 방해꾼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살아가는 환경이자 친구와 같은 존재로,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배우며 즐거움을 찾는 소통과 문화의 공간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부모가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부모가 과의존 위험군일 때 자녀 역시 과(過)의존 위험군에 속할 확률이 훨씬 높으니까요.  

좋은 부모 되기가 정말 쉽지는 않죠. 저도 늘 좌충우돌합니다. 육아에 하나의 정답은 없고요. 아이마다 성향, 상황, 부모와의 관계가 다 다르지요. 다만 부모는 아이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는 디지털 미디어가 함께할 수밖에 없어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거기서 출발해서 '내가 어떻게 좀 도와줄 수 있을까?' 정도인 것이죠. 때로는 갈등과 충돌이 발생하고 원칙이 흔들릴 수도 있지만 디지털 미디어 교육은 관심을 가지고 가르쳐야 하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현재와 미래에 맞닥뜨리게 될 온갖 도전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어린이와 미디어의 관계에 대해 보다 현실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이기도 한 세계적인 미디어 교육학자인 데이비드 버킹엄 교수가 한 이 말에 저는 깊이 공감합니다.  

아이가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를 생각해 보세요. 부모가 뒤에서 계속 붙잡고 있지 않잖아요. 처음엔 잡아주다가 적당한 때에 손을 놔야 해요. 아이가 넘어져 다쳤다고 자전거를 그만 타게 하지는 않아요. 자꾸 넘어지는 걸 연습하며, 그 아슬아슬한 것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 혼자 저만치 쌩하고 달려나갈 수 있게 되잖아요. 미디어 교육을 비롯해 세상을 배워나가는 다른 일도 저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현선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hyeonseon@gmail.com 

격월간 민들레와 하자센터 공동주관으로 진행된 부모특강 내용에 책 <시작하겠습니다, 디지털육아>(우리학교 펴냄) 일부 내용을 보태 재구성했습니다. 편집자 주.
Copyrightsⓒ PRESSian.com (2017.08.26.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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