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느 때 보다 눈이 더 빨리 떠졌다. 방학 중이지만 꿈을 담은 ‘아지트’ 친구들과 함께할 활동이 아침부터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참! ‘꿈을 담은 아지트’는 우리 학교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우리들의 애정을 필요로 하는 공간들을 우리의 힘으로 더 유용한 공간들로 바꾸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동아리다. 일명, ‘꿈담아!’, 오늘 그 ‘꿈담아’의 임무는 꽃길을 만드는 것이다.
학교에 도착하니 과학 선생님과 ‘꿈담아’ 친구들이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코로나로 지치고 힘든 우리 학생들이 기쁘고 신나게 꽃길을 걸을 수 있게 해주자고 하셨다. 그 의미 있는 일에 내가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척 기뻤다. 우리는 학교 후문에서 문정 글방까지를 꽃길로 만들기 위해 자리를 정한 뒤 분필을 들고 꽃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선생님들께서 도와주셔서 금방 본격적인 채색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여러 색깔의 페인트들이 꽃잎 하나하나를 채울 때마다 진짜 예쁜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피어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꿈담아’ 친구들이 함께 만든 이 꽃길은 우리가 코로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게 도와주는 표시가 될 것이고, 우리 학교를 다니는 귀여운 동생들과 친구들이 꽃길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제법 시원했던 아침 기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뜨거운 햇빛이 우리를 더 가까이 비추고 있었다. 얼굴과 등에 땀방울이 송송 맺힐 정도로 더웠지만, 꽃길을 걸으면서 행복하고 즐거워할 저학년 동생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더운 줄도 몰랐다.
꿈을 담은 아지트의 활동으로 문정 가족들이 함께한 꽃길 만들기 작업이 어느덧 끝이 났다. 우리가 즐겁게 함께 만든 이 꽃길을 걸어 등교하는 우리 학교 친구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어나길 바란다. 가려진 마스크 속의 귀여운 동생들의 미소가 보이는 듯하다.
앞으로도 우리 ‘꿈을 담은 아지트’의 활약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만든 이 공간이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보다 동생들이 사용할 시간이 많다는 것도 참 기분 좋은 일이다. 6년 동안 내가 행복하게 다녔던 학교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나를 행복하고 설레게 만든다.<문정초등학교 6학년 김나연 >